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밀레의 종

2007.06.08 09:25

Katherine 조회 수:2648 추천:132





밀레의 종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비엔


산새소리 찌르륵 찌륵 누르는
초가집 초인종에
눈 비비고 일어나
옹기종기 앉은 아이들
초롱초롱한 눈망울 속에서
껍질을 벗는 아침 햇살

행복의 손수레 덜덜 구르는
언덕 넘어 들판에
옷 소매 쑥 걷어붙이고
땀 훔치는 아범
뿌듯한 저 뒷모습 속에서
널따란 갈갈이 정연히 비친다

피곤한 어깨 훌훌 내려놓는
앞마당 노을 녘에
아궁이 장작 지피며
귀밑머리 쓸어 올리는 어멈
까칠한 저 손마디로
행복 맛 우려내는 솜씨

성근 별빛 울려 퍼지는
아랫마을 종소리에
마음의 창 열어 놓고
도란도란 둘러앉은 가족
소중한 땅과 하늘에
사랑의 향 피운다


※ 비엔(본명:변성호)님 문학저널
신인문학상 6월호에
당선된 향수어린 시.※