송연호님께서 안부를...

2011.10.31 20:33

Sunny 조회 수:2001

어느 새 보고 싶은 안성이, 장양자님께
 
 
우리는 거소증이 아직 없어 차도 못사고 은행통장도 만들지 못하고
 
전화는 누님 것 빌려 쓰고 아직 대전입니다.
 
그러나 월동 준비를 해야하니  이번 주말에 우리집(?)으로 이사를 갈 계획입니다.
 
지난 일요일 주인부부와 함께 집을 보러 가는 길에  '청계리'라는 싸인이 나오기에
 
돌아 와서 사촌동생되시는 분과 전화로 인사를 했습니다. 우리가 가는 곳은 교통도 편치 않고
 
더 추운 곳이라 하여 청계리를 한 번 와서 보라는데 우리는 차도 없고 해서 못가보았습니다.
 
우리가 갈 곳은 산골자기에 있는 2 1/2방, 2개의 실내 화장실이 있고 냉장고, 세탁기, 스토브도
 
있습니다. 방에는 기름보일러와 온돌이 겸용인데 기름값이 엄청 비싸니까 나무를 사용하여야
 
한답니다. 사방이 산이지만 집 주위에는 온통 감밭이고  집 오른쪽에는 대나무 밭, 조금 떨어진 곳에는
 
맑은 계곡 물이  흐르고 있고 마을 아래는 지리산 둘레길이 있어 등산객들이 가끔 지나가더군요.
 
우선 월동나무를 준비해야 하고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결해야 합니다. 올 때 그냥 문만 닫고 오길래
 
주인에게 물으니 여기는 그냥 이렇게 산다고 하지만 편치가 않아서요.
 
그런 다음엔  감 천지인 이곳에서 감을 사든지 따든지 해서 곶감을 저녁이면 깍아 말려 볼까합니다.
 
그리고 이곳 분들은 그냥 산물을 마시는 것 같은데 찜찜해서 정수할 방법을 찾아보아야 합니다.
 
(시급합니다)
 
집 앞에 커다란 정자가 놓여 있어 상을 하나 놓고 책을 읽든지 야외식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.
 
우리를 공항에서 대전에 데려다 줄 때 조원혁장노님이 휴게실에서 사주신 로티 번이라는 부드럽고 달콤한 그
 
빵맛처럼 우리의 한국생활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, 우리가 선택한 길이고 잠시의 색다른 경험이니까 즐기면서
 
살아 보리라 다짐합니다.
 
군불을 때고 온돌방에 누워 몸을 데우면 두고 온 사람들이  생각날  것이고,  까치가 울면 혹시 손님이 오려나  잠시 설레어도 좋을 
 
그런 꿈을 꾸어 봅니다. 
 
장양자 집사님 이메일이 yangja2249@yahoo.com 맞는지요. 한번 이메일 주세요.
 
내년 언제쯤 이곳 지리산에서 만날 기대를 해도 되겠지요?
 
산마을로 들어서기 조금 전에 숯가마 찜질방이 있다던데 좋다고 하네요.
 
정신이 없어 생각 못했는데 오늘 이메일에 답장을 하려니 두 분 얼굴이  번갈아 가며
 
떠오르고 이유 없이 눈이 젖어 오네요.
 
그 사람은 어제 광천 친구들이 만나자고 하여 가서는 재미 보느라 아직입니다.
 
정신 없이 살다가 쉬니 좋은가 봅니다.
 
두루두루 안부해 주세요.
 
안녕히.....
 
대전에서 ,    송연호 드림